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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 지하로부터의 수기 by 표도르 도스토엡스키 (김연경 옮김)

by 생각하는개발자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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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표도르 도스토엡스키 (김연경 옮김)

읽은 날짜: 2022.02.08.Tue ~ 2022.02.14.Mon 새벽

쓰는 날짜: 2022.02.14.Mon

책 구입 링크 : 알라딘 지하로부터의 수기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세계에서 전환점이 되었으며,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소설 <지하로부터의 수기>. 자신은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시대의 철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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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re (out of 5) : ⭐(1)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솔직히 읽기 전까지 무슨 책인지 감도 안오고, 심지어 들어본 적도 없는 책이였다. 나는 원래 책을 읽기전에 보통은 책을 사기 전에 나와있는 짧은 페이지의 설명을 읽는데, 이 책을 사는 주에는 뭐가 바빴는지 그럴 시간도 없이 그냥 책을 주문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너무 실망감 가득했다. 솔직히 더 날것으로 얘기하자면, 흡사 내가 예전에 <데미안> 을 읽을 때의 느낌.. (그 책도 중간에 읽다가 덮었다 정말로. 나는 그렇게 나를 깊고 어두운 곳으로 끌어당기려는 시도를 하는 책들을 싫어한다) 그 어둡고 냄새나고 굉장히 나를 저 어두운 곳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이 책 또한 읽으면서 ‘아 책 덮고 싶다.’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아무래도 이 책 자체가 원래는 러시아 어로 쓰인 책이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옮긴이의 어체가 이렇게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내가 러시아어를 할 수 없으니, 원서로 읽거나 이에대해 찾아보지 못해서 답답하긴 했다) 책의 어투 자체거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이게 일부러 그런건지 아니면 이런 느낌을 원어가 닮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글의 어투가 굉장히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챕터 3까지 보면 굉장히 작가가 횡설수설하면서 얘기하는게 느껴졌다. 그냥 이 사람이 그래서 하고자 하는 요점을 하나도 읽지를 못했다. 뭐랄까 약 하거나 술을 왕창 마신 사람이 두서없이 그냥 말을 뱉는 느낌의 글이여서 너무 싫었다. 그 뒤로도 신음속에 코통스러워하는 자의 쾌감이 있다는 둥 자신의 음탕함을 설명하는데, 그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걸 비웃는걸 안다고 하지만, 그래서 기쁘다고 하는 변태스러움까지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것 글들이 굉장히 자만심에 넘치고 교만한 사람의 글로 느껴지지만, 사실은 이 모든것은 자신이 자신을 존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까지 하니. 정말 말장난이 따로 없게 느껴졌다.

 

 

그 뒤로도 책의 내용들이 굉장히 횡설수설하게 느껴졌다. 자신 스스로는 굉장한 세상의, 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으로 치켜 세우지만, 마냥 실상은 자신 스스로를 좋게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그 혐오의 대상을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표출하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책 중간에,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자기 자신을 병신으로 만들고 괴롭혔느냐, 하고 물을텐가?” p.33 라고 하는 부분에 대답은 “즉, 가만히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것이 너무나 지겨웠기 때문에, 바로 그래서 재주를 부려 본 것이다" 라고 말하는게 자신이 차믕로 한심한 대상임을 나타내는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는것이 아니라, 그 화살을 다른 이에게 돌리는데 바로 “모든 즉흥적인 사람들과 활동가들이 활동적인 이유는 그들이 우둔하고 꽉 막혀 있기 때문이다.” p.34라는 아주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한다. 한마디로 나는 그렇게 활동적이고 즉흥적으로 살 수 없고, 나의 상황은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것 밖에 할 줄 모르기에, 나 말고 이 세상 모든 것에 그 화살을 돌리는 모습이, 참으로 별로고 이런 사람 근처에도 가고싶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고해서 마냥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의 전적인 비동의는 아니다. 그래도 내가 동의 하는 부분은, “하지만 인간은 체계와 추상적인 결론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오직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의로 진리를 왜곡하고 보면서도 보지 못하고 들으면서도 듣지 못할 준비가 돼 있다" pg.44라는 부분은 충분히 논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대목에서는 나는 지금 현재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이라고 생각되어졌다. 아무리 백신 접종률이 높으면 뭐하냐, 결국 그 많은 사람들이 걸렸는데. 이제는 더이상 정부가 내가 어디가는지를 추적하는 QR코드도 백신패스도 다 쓸모 없고 무용지물이라는 뜻인데.. 하지만 나랏일 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오직 자기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진리를 고의로 왜곡하고 보면서 진실(truth)을 마주하지 못하는것이 참으로 지금의 상황이 떠올라서 씁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외의 부분에서는 그냥 굉장히 허세와 허풍이 가득찬 인간의 글 뿐이라는게 너무 느껴졌다. 그 이후로 시모노프, 페르피치킨, 트루도류보프, 그리고 즈베르코프를 만나서 만찬을 먹은 이야기도 그리고 그 화를 주체못한 채 결국 창녀촌에 가서 리자를 만나고 그 이후로도 스스로 교만과 우월함에 빠져서 아폴론에게 돈을 주지 않으려는 못쓸 심보까지.. 정말 그냥 내가 이 내용을 왜 읽어야 할까 싶었다. 중간에 동창생들이 글쓴이를 무시하고 배려하지 못하는 부분은 정말 짜증났고, 동시에 그런 모습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자신만의 몽상에 빠져서 온갖 이상하고 더러운 생각을 하는 그의 모습이 싫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우월함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에게 거짓과 허영을 보이는 모습도 글로 읽는다는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어떤 부분이 어떤 모습을 통해서 멋진 소설인지 잘 모르겠다. 진정 그가 진실을 토해내는건지, 그럴듯한 말들로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려고 하는지는, 읽는 독자들이 경험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책은 어둡지만, 세상은 그래도 밝다고 얘기하고 싶다!

오늘의 한줄평; 나는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힘들어서 지하같이 느껴지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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