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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 공간을 탐하다 - 임형남 노은주

by 생각하는개발자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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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임형남 노은주

읽은 날짜: 2022.03.09 ~ 2022.03.20

독후감 쓴 날짜: 2022.03.20

책 구입 링크 : 알라딘 링크

 

공간을 탐하다

도시에는 역사와 삶의 흔적이 만든 복합적인 풍경이 담겨 있다. 도시가 만들어지고 쇠락해간 시간의 역사를 보며, 우리는 그곳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현대의 도시 풍경을 읽게 된다. 임형남·노

www.aladin.co.kr

score (out of 5) : ⭐⭐

 

어쩜 공간에 관한 책을 밖에서 읽었다ㅎㅎ

 

처음에 책을 읽기전에 약간(?) 의 걱정은 흡사 내가 읽다가 아직까지도 완결을 못한 <공간의 미래> by 유현준 작가의 결과 같은 책이 아닐까 걱정했다. 그 책을 내가 다 읽지 않아서 감히 얘기 할 수는 없지만, 그 책은 솔직히 내가 읽기에 어렵고 동시에 너무 전문적인 느낌이였다. 그치만 이 책은 더욱더 공관 그리고 사람, 결국 삶을 얘기 하는 것 같아서 마음 편하고 잔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지식을 넓혀주는 전문적인 책도 좋겠지만, 나는 어쩌면 이렇게 삶을 얘기하고 풀어내는 것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닐까 라는걸 책을 읽으면서 느끼기도 했다.

여기가 어딜까요?!

책에서의 ‘광장’에 관한 에피소드와 같이 나온 사진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2002년은 굉장히 어릴 때의 기억인데도, 엄마아빠랑 같이 서울 시청에서 큰 스크린으로 같이 축구를 보던 기억이 난다. 그때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나는 그때 굉장히 어렸어서 많은 인파가운데 스크린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아빠가 목마를 태워주면 신난다고 그 위에서 룰도 잘 모르는 내가 그저 신나게 스크린을 보며 사람들과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모두 다 같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응원을 하던 그 때. 생각해 보면, 그때 이미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같이 신명나고 눈치보지 않는 그런 장바닥의 왁자함, 순수한 자율성만으로 채워지는 그 마당에서 다같이 즐기고 기뻐했던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은 모두가 마스크를 몇년씩이나 쓰고 같이 모여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마치 조금 더 강하게 얘기하자면 자유가 빼앗긴 기분이여서 너무 슬프다. 내 나라에서 광장에서 즐거움을 나누고 느낄 수 없다는것이, 아쉽다. 그래서 동시에 곧 모두가 광장에 모여 응원하고 즐거움을 같이 배로 즐거워 할 수 있는 날을, 아주 많이 기대 해 보고 싶다.


<기억의 공간> 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을미사변의 현장을 목격한 외국인, 아파나시 세레딘 사비틴 이다. 그가 22년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러시아 공사관, 중명전, 손탁호텔, 정관헌, 독립문 등의 굵직한 건축물을 설계했다는 것에 놀랐다. 본래에 건축가로서 한국을 온 것도 아니고,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가 조선이 기우는 그 시점에 궁에서 일했던 그.. 제대로 월급도 못받았고 외국인으로서 얼마나 외롭기도 했을까 싶은 마음도 읽으면서 들었다. 참으로 그가 그 시절에 건축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였을까, 내가 땅을 밟고 있는 나라가 무너져 간다는 두려움이였을까, 아니면 그저 내 일을 해내겠다는 한 인간의 책임감이였을까.. 그 말미에 작가가 하는 부분이 딱 끝맺음을 잘 해주는 것 같았다. “건축이란 결국 시간과 역사가 만드는 복합적인 풍경이고, 우리의 감정으로 파고드는 것은 그런 인자들이 주는 감흥이 아닐까 생각한다.”


<놀이의 공간>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서점에 관한것인데, 요즘은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는 사람보다는 핸드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였다. 작가도 하는 말이 “말로는 그렇지만 내가 버리는 그 많은 시간 중에 일부만이라도 책에 할애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도 어렵다" 라는 말이 공감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굉장히 바쁘고 더 정신없는 세상 속에 있어서, 조용히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보다는, 내 대신 생각 하고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는것에 익숙해 진 것은 아닐까 해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 그리고 작가도 요즘은 주변에 서점이 없다는 말을 했는데, 나도 공감되었다. 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 조그마한 서점이 있었는데, 워낙 근처에 있다보니 걸어 가서 문제집도 많이 사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이 샀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서점을 내가 직접가지 않는게 더 많은 것 같다. 요즘 인터넷으로 책을 사면, 하루 안에 오기도 하고 굳이 그 공간을 가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깐. 하지만 동시에 내가 ‘정확히' 어떤 책을 읽기를 원하지 않으면 그 ‘공간'을 갈 일이 없기에 더욱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이 구별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그냥 이런저런 여유롭게 서점에 가서 책을 둘러봤던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나도 언젠간 나만의 책방을 꼭 만들어야지!!ㅎㅎ)

바로바로.. 강남역에 위치한 @욕망의 북카페!
안에서는 굉장히 조용해서 정말 독서실같았다..ㅎ 그래서 그런지 테라스에서 누구는 통화하구 누구는 책 하나도 안읽고ㅠㅠ 너무 테라스가 오히려 시끄러워서 비추!


마지막으로 <휴식의 공간>의 첫 에피소드가 제일 떠오른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과로를 피하는 것이라는 대목에 띵- 했다. 내가 느끼기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나만 열심히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열심히 사는 세상인것 같다. 그래서 모두 삶에서 걸으면서 주변 풍경을 둘러보고 경험하고 나누기 보다는, 어쩌면 모두가 전속력으로 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과로를 하지 않는 방법을, 어쩌면 더 날것으로 얘기하자면 어떻게 어디서 쉶을 얻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보통 사람들에게 “쉴 때 뭐하시나요?” 물어보면 “그냥 누워 있어요", “웹툰봐요", “넷플릭스봐요" 등등, 정말로 그들에게 휴식을 가져다 주는 건지 아니면 무언가를 소비함으로써 ‘내'가 아무생각없이 소비됨을 원하는건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로 ‘제대로' 쉬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최근 2년동안은 재택만 하다 보니, 집이 사무실이고 사무실이 집이 된 이 세상 속에서, 어쩌면 집에서 나만의 공간이 더이상 나만의 공간이 아니게 됨을 때로는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삶 속에서 나에게 공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또한 생각 해 보게 되었다.

 

테라스! @욕망의 북카페

 

한줄평; 내가 만들고 만들어갈 나의 공간은 나의 어떤 철학과 가치를 담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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