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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 긴긴밤 by 루리

by 생각하는개발자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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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작가: 루리

읽은 날짜: 2021.12.15.Wed

쓰는 날짜: 2022.01.10.Mon 

책 구입 링크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3027170

 

긴긴밤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없는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www.aladin.co.kr

score (out of 5) : ⭐⭐⭐⭐⭐(5)

 

 

왠만해서는 책 리뷰에 스스로 5점 만점에 5점을 준 책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 말고는 없었는데, 이제는 긴긴밤또한 그 리스트에 넣고 싶은 책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또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눈물을 흘릴꺼라고 절대 생각 못했다. 그냥 꺼억꺼억 눈물이 났다. 독후감을 쓰고 있는 지금 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근래 읽었던 <책 읽는 삶> by C.S. Louis책을 보고, 내가 마지막으로 동화를 읽은게 언제지?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조차도 어렸을 때 읽고 최근에 읽은건 1년전이라는게 또한 생각이 났었다. 그래서 이 책이 21회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대상이라고 했을때, 그래도 내가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골랐고, 그 결과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책장을 넘겼고, 마지막장을 넘겼을 때에는 눈물로 가득차 엄마한테 책을 추천하러 달려갔었다.


이 책은 코뿔소 노든, 작은 알 하나에 모든걸 걸었던 치쿠와 웜보, 그리고 노든의 이야기다.

코뿔소 노든이 자기는 어디서 부터 시작이였는지도 모르는 꼬끼리 고아원에서 여태 자신은 다르게 생겼지만 꼬끼리들과 있으며 안정을 느끼고 사는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자라면서 노든은 점점 자신이 나머지 코끼리들과 다르다는걸 보았지만, 그곳의 할머니 코끼리는 그런 그에게 “같이 있으면 그런건 큰 문제가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부분이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었다. 그치만 그에게도 직접 세상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거라는걸 알았고, 그때마다 노든은 자신은 이곳에서 머물거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더 자꾸만 머뭇거리게 되었고 그 이유를 스스로도 몰랐다. 그랬더니 할머니 코끼리는 그런 노든에게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가. 직접 가서 그 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영 모를거야.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잇을 또 다르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꺼야”

라는 부분이 위로였다. 동시의 나의 유학생활/직장생활 미국에서의 6년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정말 미국에 가 본적 없는 내가 대학생이 되기까지, 그 꿈을 꾸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어쩌면 나에게도 그 시절의 노든처럼 그 궁금함이 네 눈속에 있지 않았나 싶었다. 나는 그때 돈을 많이 벌어야지 혹은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대학을 외국으로 가야지, 가 아니였다. 그냥 나는 한국 밖의 세상이 궁금했고 그렇게 내 또래의 지식인들과 논의하고 토론하며 공부하고 배우고 싶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 밖의 세상이 궁금했다.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기 싫었다. 그 밖에는 뭐가 있고 어떤 인연들이 있을지 궁금했고 또한 기대되었다. 어쩌면 그 때의 나의 눈빛을 부모님도 보았기 때문에, 대학시절을 서포트 해 주신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간 세상속에서 나 또한 헛되이 산 세월이 없었음을 아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니깐. 돈이 없기에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알바들을 했고 (학교 식당부터, 물리학 빌딩 데이터 모으는 알바, 학교 전공 수업 랩 조교로까지 정말 다양하고 꾸준하게 일했다), 그 안에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연습도 한 것 같다. 정말 열심히 살았던 그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나온 노든은, 자신과 비슷한 코뿔소 무리를 만나고 아내를 만나고 아이를 가진다. 하지만 아이와 아내는 사람들의 손에서 죽게 되었고, 노든은 다리에 총을 맞고 결국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 이후로 노든은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 있는 ‘앙가부’ 라는 코뿔소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인간들때문에 아내와 아이를 잃은 노든은, 낮에 오는 인간들을 싫어했고 복수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앙가부는 한번도 이 밖으로 나간 적이 없기에 노든이 들려주는 야생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듣기를 좋아했다. 그렇게 앙가부도 바깥으로 나가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그렇게 같이 탈출하려다가 노든의 총 맞은 다리를 걱정한 인간들이 노든을 치료실로 옮긴 그 다음날 아침, 동물원에 뿔 사냥꾼들이 들어와서 앙가부의 뿔을 잘라갔고 결국 그는 죽었고, 다시 노든은 혼자가 되었다.

 

 

그 이후로 전쟁이 일어나서, 모든 동물원의 동물들이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반점을 가진 알을 품고 있었던 치쿠와 웜보가 알을 품고 있었다. 그날 전쟁때문에, 노든은 밖으로 나왔고 그때 만난 양동이에 알을 넣고 그걸 입에 물고 가는 펭귄 치쿠를 만났다. 치쿠는 눈이 안좋아서 그날 그가 알을 품어야 하는 날인데도 웜보가 대신 품고 있다가, 그때 철장에 깔려 웜보가 품고 있던 알만 빼내고 그대로 도망쳤다고 말한 치쿠였다. 여기서 잠깐, 동화에는 펭귄 치쿠와 웜보가 둘다 남성이라고 나온다. 나는 동물의 세계의 동성애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걸 그저 동화로 보지 않는 나이기에 나는 마냥 이 부분이 편하지는 않았다. (난 펭수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왜냐면 그걸 만든 pd가 하는 말이, 펭수를 만든게 성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고 싶다는 다분히 성 정체성을 흐리는 의도를 듬뿍 담고 나온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남자와 여자 그리고 소중한 가족의 존귀함을 흔들게 하는것에 반대한다. 그치만 오해말기를, 그렇다고 그들을 극혐하거나 혐오하는건 아니니깐. - 그건 아에 개념이 다른거다. 예를들면 당신은 오이를 싫어 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다. 그 말은, 당신에게 ‘선택’ 할 수 있는 선택의 옵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이를 ‘극혐’ 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엄현히 다른 개념이다. 선택을 넘은 배척의 개념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그렇기에 아무리 그래도 이 동화를 만약 내가 자녀가 있다면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솔직히. 왜냐면 그들은 분별할 수 있는 힘이 아직 없으니깐)


그래도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노든과 치쿠는 나눴고, 그들에겐 그 날이 긴긴밤이였다고 말하는 부분이 슬펐다. 그렇게 알을 위해서 바다로 둘은 향했다. 치쿠는 열심히 알을 품었고 걱정했다. 그러던 날, 치쿠는 결국 죽었고 노든이 그 알을 지키게 되었다. 치쿠와 알을 바다로 보내기로 약속했기에, 노든은 그 알을 지키게 되었다. 하지만 노든은 알에 대해 전혀 모르기에 치쿠의 죽음에 슬퍼하기도 전에 앞이 까마득한 그 때에, 알이 깨어 나왔다. 그때의 노든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자책하고 있었다. “내가 ~했더라면 누가 죽지 않았겠지” 라는 마음을... 그치만 그가 뒤에 하는 말이 슬펐고 동시에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포기할 수가 없어. 왜냐면 그들 덕분에 살아남은 거잖아.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해”

라고 말했다. 그냥 그 말이 나의 대학생활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다. 그때의 나도, 그렇게 늦게까지 공부하고 그 먼 기숙사를 차도 없고 버스는 당연히 안다니고 거리에 가로등 조차 없는 그 길들을 그 별빛이 끊임없이 쏱아지는 그 밤들을 그저 걸어가고 있었던 내가 기억났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힘들었다. 나름 공부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여전히 모르고 부족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유학을 갈 정도로 부유한 가정이 아니였기에, 나는 미국와서도 놀 수가 없었다.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보냈고, 월세도 어떻게든 적게 내려고 정말 허물어져 가는 집에서 지내기도 했었다. 그 시절은 어쩌면 내가 스스로도 이렇게 공부 할 수 있다는것이, 부모님 덕분인걸 알기에, 죽을 힘을 다해 그 시절을 버텨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노든과 어린 펭귄은 바다를 찾아 떠나 다녔다. 그 여정 속에서 노든은 그랬다,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 불행한 코뿔소인데 제멋대로인 펭귄 이 한마리씩 곁에 있어 줘서 내가 불행하다는 걸 겨우 잊고 사나봐.”

라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했어서 공감이 되었다. 각자의 삶이 내가 잘나서 행복하고 가진게 많아서, 꼭 그 한가지 이유때문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같이 걷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내가 불행하다는걸 잊고 사는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길을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노든은 점점 쇠약해졌고, 그렇게나 인간들의 복수를 꿈꾸던 노든은 그 인간들이 앙가부가 말했던 착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노든과 어린 펭귄은 이별을 한다. 그렇게 펭귄이 바다 앞에 도착했고 절벽위에 내려다 볼때,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

라는 부분이 좋았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정말 어떤 의미로 우리는 이 세상에 내쳐진 존재인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축한 모래를 밟으며 나는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내 앞의 바다는 수도 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너~무 좋았다. 이 세상에 내쳐진 존재라고 생각이 들지라도, 그 앞에 수없이 부서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해내가는 삶이 아닐까 싶었다. 홀로 그 수많은 긴긴밤을 눈물로 지새고 심지어 눈물 조차 나오지 않는 날들이 있을 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밤을 견디고 바라보았을 때, 그 밤에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 빛나는 무언가는 각자마다 다른 의미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 밤들을 견대낸 대단하고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눈물이 났고 어쩌면 우리내들의 긴긴밤을 대신 말해주기에 더 대사들과 상황들이 다가온것이라고 생각한다.

 

너의 긴긴밤이 외롭지 않기를

긴긴밤 한줄평; 우리는 그렇게 긴긴밤을 보내겠지만, 잊지마, 너는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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