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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 당신의 뇌, 미래의 뇌 by 김대식

by 생각하는개발자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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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대식 지음

읽은 날짜: 2021.12.13.Mon - 2021.12.15.Wed

쓰는 날짜: 2021.12.16.Thur @집

책 구입 링크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9013323

 

당신의 뇌, 미래의 뇌

방대한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로 주목받고 있는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뇌과학 교양도서. 세상을 해석하는 뇌, 우리의 개인적 역사를 지탱하는 뇌, 기계가 모방하고 읽어내려고 하는

www.aladin.co.kr

 

이 책을 받고, 작가가 누구인지 간단하게 써져있는 글이 먼져 보였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 쓴 글이구나, 얼마나 글을 잘 쓰고 나를 설득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글들을 읽고 연구했던 뇌과학자가 쓴 글이라니 라면서 설레이면서 책장을 넘겼다. 짧게 말하자면, 솔직히 책이 내가 여태 읽어왔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이였고 재미없었고 나랑은 안맞는 책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쓴이의 지식을 폄하하려거나 깍아내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아무리 유명한 세프, 디자이너가 만든 옷이라고 해도, 결국 그걸 느끼고 소비하는 사람이 맛이 없다고 느낄 수 있고, 예쁜 옷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는것 처럼, 그냥 나랑은 안맞는 책이였다. 뭐랄까.. 그냥 지식을 전달하는 느낌의 책이여서 마냥 흥미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특히나 책을 다 읽은 후, 뭐랄까 이 책과 독서모임의 타이틀인 '나알기' 가 과연 어떤 연관성을 보여주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어쩌면 독서모임에서의 대화를 통해 그 진가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살며시 기대를 해 보기도 해 본다)

 

<새로 배운 지식들>

  • 시각 정보를 뇌의 뒤쪽에서 처리한다
  • 시각 신경세포들은 시야에 있는 모든 위치에 반응하는 게 아니고 신경세포 하나하나마다 반응하는 위치가 있다. 다시말해, 뇌에 있는 세포마다 담당하는 픽셀이 존재한다.
  •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계량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체험을 '퀼리아'라고 한다.
  • 감각은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지각 또는 퀼리아는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 인간은 시각 영역이 뇌에서 1/3 을 차지한다. 그만큼 인간에게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 뇌의 한 영역은 그냥 혼자 작동하는것이 아니고, 다양한 영역들이 함께 일은 한다. 무슨 얘기냐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전두엽이 망가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부위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
  • 수술 없이 뇌의 기능을 볼 수 있는게, MRI이다.
    • fMRI: functional이 추가 된, MRI이고, fMRI가 보는건 바로 혈류이다.
  • 뇌가 활성하되면 혈류가 변한다. 활성화된 쪽으로 피가 더 많이 몰리고, MRI는 이런 피의 흐름을 관찬한다.

 

이렇게 다시한번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다시한번 내가 밑줄 친 부분의 장들을 넘기면서 읽어보았다. 다시한번 읽어 내려가면서 알았다. 나는 꽤나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보고 생각했고 느꼈다는걸. 다시한번 나의 '뇌'가 얼마나 빨리 망각을 하고, 결국은 온전히 제대로 기억남는 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는' 다는 이유로 나는 이 책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다시한번 나는 바로 오늘 다 읽은 책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연약한 인간이구나를 다시 느꼈다. 다시 빠르게 읽고 넘어가면서, 정말 재밌고 나누고 싶은 포인트가 많다는걸 깨달았다.

먼저는 얼마나 내가 "본다" 는것 자체가 뇌과학적 시점에서는 이미 오류가 있음을 안고 보는 행위인지 다시 새삼 느꼈다.

뇌는 눈/코/입/귀를 완전히 믿지 않으니까 늘 스파이크를 가지고 해석을 한다. 즉 "본다는것" 자체가 "해석" 이라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말은 의미가 없는 말이다.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칸트의 철한하고도 관련지을 수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a priori, 기계가 늘 현실을 해석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뇌가 해석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잘못된 해석을 - pg. 89

 

결국 우리가 아무리 똑같은 뉴스를 봐도, 풍경을 바라봐도, 음식을 먹어도 내가 "본" 그 모습이라는것이 진짜 그 '본연'을 보았냐고 물어보면 그 누구도 제대로 본연을 봤다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니! 뇌 자체가 미리 해석을 하고 해석된 시야를 우리에게 보여준다는것 자체가 다시한번 쇼킹했다. 그렇기에 내가 느끼는 경험과 '보는'것이 그 행위 자체만으로 어쩌면 내 스스로가 '본질'을 보지 못한다니! 그렇기에 뒤이어 나온 말에 공감을 안할 수가 없었다.

심리학자들은 알면 알수록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아무리 알아도 똑같이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겸손해지는걸 배우는 계기도 되는 것 같다.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게 확신하다 해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 - pg. 94

진짜 과학을 그리고 세상을 조금 배우고 알게 되면서 느끼는건, 결국 그 모든 자연의 섭리 안에서 나는 한 인간에 불과하고 그 모든것이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구나 싶다. 특히 잘났다고 콧대새울 일도, 못났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우리의, 인간의 뇌 자체가 이미 '해석'된 '오류'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는 뜻이니깐!

 

 

반면에, 상대적인 행복에 관한 부분을 읽을땐, 솔직히 슬펐다.

사람들한테 자신이 한달에 10만원을 더 많이 받는 경우와 주변 사람들이 한달에 20만원을 덜 받게 하는 경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후자를 선택한다. 상대적으로 그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부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오히려 현대인들 대다수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긴다. ..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는 없다. 행복 자체가 상대적인 개념이라서 그렇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비교 대상을 바꿔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주변사람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면 어떨까? 즉 비교대상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달라질 수 있다. -pg. 98

이 부분에서 내가 궁금한건, 단순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런 반응일까? 싶다. 내 생각에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쩌면 주변과 비교하고 상대적인 행복을 찾으려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나였으면 내가 10만원 더 받는게 좋다. 아니, 남이 받으면 그게 나하고 뭔 상관인건가? 어차피 그들의 돈이 내 돈도 아닌데.. 이런 굉장히 현실적인 생각이 나한텐 있다보니깐, 과연 위에 말한 상대적 행복의 케이스가 오히려 이분의 머릿속의 스토리인건가, 아니면 정말 실질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설문조사의 결과인걸까 하는 의문점만이 스쳤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때 행복을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일상자체에서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등등 내가 특별히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아도 혹은 어딘가를 여행가지 않아도, 내 일상에서의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갈 때에 나오는 그 에너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이 곧 나의 행복인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배울점은 배우되, 굳이 비교를 해야 할까? 서로의 다름과 장점은 이해하고 인정하되,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반면에 그럼 나의 인생에서의 선택들은? 하는 찰라에 이런 부분이 눈에 띄였다.

경제학자들은 특수한 조건이나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뇌과학자들은 정반대로 주장한다. 즉, 인간은 대부분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아주 가끔 예외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 pg.115

나는 솔직히 이 말에 굉장히 동의한다. 아무리 우리가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해도, 결국은 그 모든 화살들은 비합리적임을 표현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선택" 이란, 뇌과학자들의 논리에 의하면 선택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선호도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선택을 먼저 하고,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 하는지도 모르다. 뇌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기계가 아니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 하는 기계라고.

말해준 부분을 보니, 결국 우리는 선택 후에 얼마나 나의 선택이 정당한 선택인지를 말하고 싶어하는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동시에 과연 나의 삶에서 정말 정당한 선택을 한 순간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힘이 빠지기도 했다. 주어진 삶을 그대로 성실하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또한 내가 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수만은 선택들의 순간들이 정당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꽤나 힘이 빠졌다. 동시에 재밌던 포인트는

일상생활에서 선택을 해 놓고 구구절절 말이 긴 사람은 한번쯤 의심해보는 게 좋다. 그 사람의 내면에서 뭔가 일치하지 않는 게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라는 부분은, 역시 누구나 이 대목을 듣고 누군가를 어렴풋이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편으로는 그러면 그 수만은 선택을 이뤄온 나의 삶은? '나'는? 이라는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들이 슬금슬금 피어오를때, 딱 이 대목이 보였다.

자아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에 남아 있는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합리화해서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것인양 선을 그어 연결할 뿐이라는 얘기다. 현재의 자신과 20년전의 자신은 온전히 다른사람이다. 그렇지만 사람은 이 선을 계속 그어 점과 점을 연결함으러써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자기자신이 존재한다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렇게 만들어진 선택들의 삶에서 그 수만은 점들을 연결함으로써 나 자신을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며 사는건 아닐까 싶었다.

 

 

<기억의 편집> 부분을 읽으면서 솔직히 끔찍하고 소름돋기도 했다. 그 부분중 하나가 이미 Stanford/MIT 실험에서 봤듯이, 쥐를 거의 장난감처럼 제어할 수 있다는 대목이었다. 어쩌면 먼 미래에 신생아를 모두 광유전자로 조작해 놓으면 무선으로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컨트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투표결과 임의로 조작..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부분이 소름 돋았다. 이미 쥐를 통해 실험을 했고 결과도 나왔으니, 사람에게도 비슷한 결과를 도출 할 수 있다는 그 말이 끔찍했다. 동시에 이런 과학적인 전진이 한편으로는 의학적으로(ex. 파킨스병 하지만 아직 미국 FDA승인이 나지 않아서, 인간을 대상으로는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있다는 부분이 '아 또 내가 놓친 부분이 바로 이런거구나'싶었다. 그렇기어 더더욱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되고 개발되어야는지는 어쩌면 우리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고미해봐야 하는 윤리적 차원의 대목이 아닐까 싶었다. 내 생각엔 아무리 선한 기술이여도, 어디든지 항상 그 선함을 악함으로 이용하고 남용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의학적인 전진을 통해 환자들의 재활 혹은 치료의 기회를 박탈하는것 또한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더욱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더 많은 깊이있는 질문들을 던지며 자신들의 과학적 진전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기를 정말 절실하게 바래본다.

 

 

이미 우리가 자주 미디어에서 듣는 것 처럼 "AI의 시대" 혹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어져 왔는데, 개발자인 나로서는 오히려 기계가 '자아'를 가지던 말던, 결국 우리 세대 그리고 그 뒤에 세대가 필요한 건, 인간의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작가도 마지막부분에 설명을 했는데, 소름돋게도 책에서는 사람들이 이미 사람보다 기계한테 더 가슴속 얘기를 하게 되고, 지옥이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서 타인과 같은 공간에서 무한정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즉 타인의 존재 자체가 지옥이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솔직히 소름돋았고 동시에 슬펐다. 왜 우리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걸까 싶었다. 조금 더 배려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따뜻한 세상이 아니라, 타인과 부딪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싫으니, 사람이 아닌 기계와 소통하기를 원한다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은 세상은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이 더욱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 인간 다운 것이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삶,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것이 아닐까? 나는 오히려 그러기에 이 시대에, 이 세대에 우리 서로가 더 모이기를 힘쓰고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을 소중히 여기는, 서로의 온도를 나누고 느끼는 삶이 되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나만의 한줄평; 뇌는 이미 편집된 세상을 나에게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따뜻한 세상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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