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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 작별인사 by 김영하

by 생각하는개발자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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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

읽은 날짜: 2022.06.07-2022.06.19

독후감 쓴 날짜: 2022.06.19

책 구입 링크 : 구입 @영풍문고 강남

score (out of 5) : ⭐⭐⭐⭐⭐

 

 

처음 김영하 작가의 책을 읽는다고 했을때, 나만의 선입견이 있었다. 작년에 읽었던 <오래 준비해온 대답>이 꽤나 내 스타일이 아니여서 이번 책도 기대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잘 읽을 수 있을까? 했다. 책을 읽기 전에 아무런 정보 없는데도 이런 선입견을 바라보고 책을 읽었는데, 왠걸 완전 내 스타일인 책이다. 읽으면서 너무 몰입에 몰입을 할 수 밖에 없던 책이였고 철학적이였고 문학적이였고 나는 어떤가를 생각하게 되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


 

철이라는 주인공은 로봇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었고 자신이 완전히 인간이라고 믿고 자라왔지만,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 줬다는 공동체를 떠나 수용소로 들어가서 선이 그리고 민이 그리고 달마까지 만나는 그 스토리가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동시에 감히 한 인생이라고 돌아보았을 때에 절대 짧지 않은 스토리라고 생각한다면 갑자기 마음이 먹먹해 지면서 여태 내가 믿고왔던 것들이 무너지고 받아들이는 그 과정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했다. 동시에 어쩌면 인간이 인간답게 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연 인간이 로봇을 통해 즉 과학을 통해 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 이며 동시에 어디까지 허용을 해 줘야 하는 것이며 그 과정의 과도기 속에서 법은 사회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인가 등등 감히 내가 딱-이렇다 결론을 낼 수 없는 ‘만약에-’ 라는 질문들이 떠올렸던 부분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선이가 민이를 살릴려고 할 때 달마와 나눴던 대화였는데, 선이는 민이가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를 살릴려고 했더니 달마는

다시 활성회된 이 휴머노이드가 과연 여러분에게 고마워 할까요?

라고 물어본다. 어쩌면 민이의 죽음은 억울했다고 생각하기도 짧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건 남겨진 사람이 해결하려고 해도 되는 문제일까도 생각 해 봤다. (물론 세상에 억울하고 짧은 생이 있다는건 인정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그렇다고 감히 그들을 다시 살려내려면 먼저 생을 살았던 사람들은 과연 다시 돌아왔다고 좋아할까? 그들은 고마움을 말해줄까 아니면 원망을 할까 싶었다) 육체는 이미 죽었고 그 정신만이 살아있는 사람이 만약 가능하다면, 그 모습또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똑같은 내가 추억을 만들고 기억을 가지고 있던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러면 동시에 로봇과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다시 생각해 보았다.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민이,선이,철이 중에 유일한 사람이였던 선이의 표현이 좋았다. 선이가 수용소 안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터득한 방법은 그 안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왔기에 다른 로봇들이 선이를 해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철이가 물어봤을 때, 선이는

“난 그냥 모두를 돕는 거야. 누군가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난 그걸 느낄 수 있어. 그럼 외면할 수가 없어"

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그런 선이를 철이는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선이는 언제나 누군가를 돕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았다. 마음의 촉수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들을 향해 뻗어 있었지만, 항상 그녀의 의도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이는 도울 수 있는 곳에서 도왔던것 같다. 그런 모습이 어쩌면 우리네 삶을 살아가는데에 제일 필요하고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 계산하지 않고, 너무 날을 세우지 않고, 때로는 내가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때로는 먼 길을 돌아가는 것 같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조금은 더 생각할 수 있는것. 정해진 (programmed)된 것만을 보고 논리원칙에 따라서만 움직이는것이 아니라, 어쩌면은 내가 있는 그 곳에서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외면할 수 없고 손을 한번 더 내밀어 주는 그 모습이야 말로,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감히 로봇이 할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쩌면 사랑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알고 경험한 사랑은, 오래참고 견디며, 그 사람의 필요는 무엇일까 궁금하고 계산하지 않으며 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욱더 감히 로봇이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은 이런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쩌면 그랬기에 선이는 민이를 다시 살릴려고 노력했던건 아닐까. 내가 인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 그리고 그리움이 아직도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이를 그저 보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던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선이는

“너와 나의 이야기가 아직 미완성이듯, 민이의 이야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니, 이렇게 끝나서는 안 돼. 완결되지 않은 느낌이야" … “끝이 오면 너도 나도 그게 끝이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을거야. 난 그렇게 믿어. 그런데 민이는 아직 아니야"

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는 동시에 선이가 느낄 때의 선이와 민이의 스토리가 어쩌면 끝맺음이 없이, 즉 작별인사 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기에 민이의 이야기가 미완성이라고 생각했던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한 낱 인간이 누군가의 이야기가 끝이인지 아닌지, 그렇게 끝나면 되는지 않되는지를 감히 판단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동시에 했다.

난 왜 이 밑줄그어진 부분이 그렇게 마음에 남는건지..

 

수용소에서 나오고 달마를 만나고 있던 시간 동안에도 철이는 자신이 로봇이라는걸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아빠를 만나고 싶어 하고, 아빠를 아빠라고 부른다. 그치만 폐기장 근처에서 기동타격대의 공격을 받을 때 아빠는 철이의 작동을 중지시켰고, 머리만 들고 철이의 뇌에 에너지 공급하는것에 성공은 하지만 결국 그의 몸(?)은 없어진 채로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데카르트(즉 고양이 로봇의 몸으로)안에 철이의 정신(?) 이 들어갔다. 그렇게 결국은 철이는 더이상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최박사" 라고 부른다. 아마도 그 때가 철이의 마지막 배려의 끈이 탁-하고 끊어진 경우가 아니였을까 싶다.

 

그리움 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 문장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철이가 선이를 만나러 갔을 때, 선이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철이는 선이가 기억하던 그 모습을 그대로 하고 나타났다. 그 마지막에 대해 철이가 생각했던 마지막 부분

“내가 하나의 이야기라면 그 이야기에는 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라는 부분이 좋았다. 어쩌면 우리 개인의 삶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기억되고 남아지는 이유는 어쩌면, 나의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나의 이야기는 마지막을 언젠간 마주할 것이고, 나의 마침표를 찍기 전까지 누군가의 이야기들의 마침표를 읽고 바라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겠지 생각했다. 그러면 동시에 나의 이야기의 마침표는 어떻게 맺을 것인가,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떠올르게 됐다. 그럼으로 언제인지 모를 마침표가 있는 삶이 있다는것에 감사하며, 내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감사히 소중히 귀하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이렇게 좋은 글을 쓴 작가의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있다는것 또한 감사하다.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서로 나눌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된다! 마지막 모임에 아주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다:)

나의 현재에 더욱 감사 또 감사하다

 

한줄평: 나의 이야기의 마무리도 언젠간 끝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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