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책리뷰] 아주 보통의 행복(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by 최인철

by 생각하는개발자 2021. 10. 28.
반응형

작가: 최인철

읽은 날짜: 2021.10.14.Thursday

쓰는 날짜: 2021.10.14.Thursday October 14, 2021 @투썸

책 구입 링크: 서울 IFC몰 

이 책을 읽기 시작한건, 이번에 의미있게 조인하게 된 독서모임을 위해서였다. 어렸을 때 부터, 솔직히 딱히 "행복"이라는 단어, 혹은 그 감정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고 살아오지 않았기에, 그냥 나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삶에서 나는 "행복"을 느꼈던 것 같다. 굳이, 내가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 나만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정의받거나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고, 반대로 행복이라는 정의 혹은 모습은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 딱히 궁금해서 책을 읽어 보거나 혹은 강연을 보는 일도, 생각해보면 없었다.

 

이 책을 처음에 읽어야 된다고 했을때, "흠..." 이라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다. 지금 이 책을 다 읽은 후 내가 왜 흠 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내가 행복에 관한 책을 읽은 후, 만약 그 책의 작가가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하면 어쩌나, 혹은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것이, 실은 행복이 아니라고 꾸짖으면 어쩌나 하는, 조그마한 생각이 어쩌면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름 책을 읽으려고 집 앞 카페에 나와서, 따뜻한 햇살 아래 있는 편한 일인용 쇼파에 앉아서 읽으면서, 책에서 꽤나 많은 부분에 밑줄을 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역시, 다시한번 항상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한 책도 읽으면서, 내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구나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 책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참 좋아서 밑줄 친 부분이 많은데, 책장을 처음 넘기자마자 나온 글귀가 너무- 좋았다. 거기선 "그냥" 이라는 말의 힘을 말했다. 단순하게, 이 구절이 좋은 이유는, 나를 어떤 조건(condition)에 한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 가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서 인 것 같다. 내가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너니깐". 참 이 말이 좋은 것 같다. 그냥 괜히 말을 길게 한다고, 이런저런 화려한 수식어를 이어붙인다고 그 말들이 진짜가 되고 그 이유만이 유일한 이유가 아닌 것 처럼, 그냥 "너도 내 마음 알지 않아?" 라는 말이 붙어 있는, 아주 단순하지만 명쾌한 "그냥" 이라는 말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하는 것 같다. 그 뒤엔, 행복한 천재들은 좋아하는것, 싫어하는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내 스스로가 좋아하고 관심있는것이, 꽤나 명확한 편인 것 같다. 흡사, 사람들이 말하는 "결정장애"가 내 삶에서 있어 본 적이 거의 없다. 예를 들면, 다같이 뭐 먹으러 갈 때 "우리 뭐먹을까" 하면, 나는 대부분 내가 그날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오늘 곱창 먹고싶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상대방에게 물어본 후에,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서 메뉴를 정했다. 혹은, 누군가가 "너는 꿈이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난 정—말 할 말이 많다ㅎㅎ 나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조그마한 서점도 하고 싶고, 아프리카 케냐에 사파리도 보러가고 싶고, 이집트가서 마음껏 스쿠버다이빙도 하고싶고, 스페인가서 멋진 건축들도 보고싶고, 스위스에 가서 재밌는 등산도 해 보고 싶고, 등등 할 말이 정말정말 많다! 이런 부분이 아니여도 내가 좋아하는건, 가족들이랑 밥먹는거, 주말에 드라이브가 가는거, 강아지랑 가볍게 산책하는거, 아침에 상쾌하게 땀 흘리며 운동하는거, 오후에 여유롭게 카페가서 커피마시며 글 쓰는거, 그리고 옷을 어떻게 입으면 센스 있을까 핀트레스트 보는거 등등, 나의 사소한 일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 스스로가 은근히 다른사람에게 간섭하지 않는다는걸 다시 느꼈는데, 딱 책에서도 그부분의 경계를 아주 정확하게 써 놓았는데, 행복한 사람들은, 이타적이고 공동체적이고, 그 선을 잘 지킨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이타적이며 타인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는 말이 너무 좋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누군가에 대한, 굉장히 personal and private 한 정보에 대해, 전혀 궁금하지도 알고싶지도 않다.. 특히 누군가 나한테 누구의 험담을 한다면, 나는 속으로 (제발 그만... 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알고싶지 않아, 제발 나한테 누구 험담하지마.. ) 이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내가 그들을 대신해서, 어떤 행동을 통해 그들의 행복을 지켜주거나 보장해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삶을 응원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그 경계선을 지키는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개입하거나 어떤 액션을 취하려는 것 대신에, 상대방이 그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중요한게 아닐까 한다.

 

또 다른 챕터에서는 행복천재들은 여행을 간다고 했다. 특히 우리가 결정적인 순간을 발견하는 기회가 삶 안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예전 코로나가 한참이고 집에서 재택으로 일만하고 있을때, 책을 정말 많이 읽었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에서 했던 말이, 우리가 지금 여행이 제한되고 생활이 제한되어 있는 삶의 순간에서, 단순하게 내가 걷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걸어보거나 하는, 아주 작은 일상에서의 공간의 조그마한 변화만 찾아와도, 우리의 뇌는 우리가 마치 새로운 곳에 여행을 하고 있는것과도 같은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에, 정말로 항상 내가 걷던 혹은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보고 했더니, 다시한번 내가 "우와, 이런 건물/가게/카페 가 있구나" 하면서, 은근히 재밌게 주변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라는 단어가, 무언가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 아주 새로운곳으로 가는것만을 말하는 것 같지만, 어쩌면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에서, 어떤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것이, 다시한번 평범했던 나의 일상에 감사하게 되면서 동시에 내가 누리고 있던 것들에 대해 감사함들 가지고 살 수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꽤나 공감갔던 부분이 회사에 관한 스토리였는데. 거기서 37개국 직장인들의 설문조사결과, 상사와의 관계가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중 가장 크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는 자율성, 그리고 의미와 목적, 마지막으로는 재미있는 일을 하는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퇴사를 한 내 입장에서는, 참으로 공감이 200%가는 내용이였다. 결국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하고 성과를 보여주더라도, 나를 서포트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매지저가 있다면, 정말 그 직장생활은 너무 힘들다. 그렇기에, 아무리 내 일이 자율성을 주고, 의미와 목적 그리고 재미있는 일을 한다고 자부하더라도, 결국은 나를 인정하지 않는 매니저하고는 긴 호흡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갭으로부터 오는 자괴감은, 직장생활의 quality를 떨어트리게 되고, 결국은 내가 이 회사에서 더이상 행복하게 일할 수 없구나, 라는 마지막의 결론을 가지고 오게 되는것 같다.

 

책의 뒷부분에서도 굉장히 좋은 부분들이 많았다. 요즘 사람들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말이 있다던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 부분을 반대한다. 나의 일상에서 일에서 그 의미와 뜻을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는 내가,굳이 완벽하게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nevertheless) 오늘을 보람차고 열심히 살았다는 그 사실이, 나를 뿌듯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만든다. 또한, 작가가 전성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기에, 너무 일찍 전투를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해보니 내가 가지고있던 생각이고 가치여서 기분이 좋았다. 첫 대학졸업후 취직을 위해서 원서를 500개 넘게 넣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취직한 것은, 참 내가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구나 라는 뿌듯함이 있었다. 동시에, 그 때의 모든 순간, 과정들이 타이밍이 좋아서 얻은 결과이기에, 너무 자만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자신감없는 상태가 아닌, 내 순간들의 최선을 다해서 그 직장에서 마무리를 하고 온 것 같다.

끝으로, 항상 책을 혼자 읽고 혼자 글쓰고 했기에, 항상 "한국가면 꼭 독서모임 가입해야지"했던,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경험을 듣고 배우면서 다시한번 나도 성장할 기대감에 설레고 기대된다.

댓글